AX는 DX와 뭐가 다른가요? — 도입률 숫자가 다른 이유
국내 AI 도입률은 조사마다 4.5%에서 53.7%까지 갈립니다. KISDI·SPRi·KIAT 데이터로 DX와 AX가 갈리는 지점을 짚습니다.
2026-08-18
같은 나라, 비슷한 시기를 조사했는데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조사마다 4.5%에서 53.7%까지 갈립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0~2024년 국내 기업 사업보고서 38,522건을 분석한 결과, 사업 내용에 AI 관련 키워드가 등장하는 기업의 비중은 2024년 약 53.7%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4.5%(2023년 잠정 6.3%)에 그쳤습니다. 기업이 달라진 게 아니라 무엇을 ‘도입’으로 셀지가 조사마다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정의 차이가 바로 AX와 DX가 갈리는 지점입니다.
도입률 숫자 자체를 두고 다투는 대신,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 숫자가 왜 이렇게 벌어지는지부터 보겠습니다.
'도입률' 숫자가 조사마다 왜 이렇게 다른가요?
KISDI 보고서에는 국내에서 발표된 AI 도입률 조사 네 건이 나란히 정리돼 있습니다. 「기업정보화통계집」은 종사자 1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술·서비스 이용률을 2022년 28%에서 2023년 30.3%로 집계했습니다. 다른 국내 조사에서는 2023년 기준 약 41%의 기업이 ‘AI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23.8%로 줄었습니다. 통계청 「기업활동조사」는 ‘귀사에서 개발하고 있는(활용하고 있는) 기술분야’를 직접 묻는데, 이 기준으로는 2022년 4.5%, 2023년 잠정치 6.3%에 불과합니다.
KISDI 자체 조사인 53.7%는 이들과 질문 방식이 다릅니다. 기업에 도입 여부를 묻지 않고,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 항목에 AI·생성형 AI·GPU 같은 키워드가 등장하는지를 텍스트로 확인했습니다. 설문 응답이 아니라 공시 문서에 기업이 실제로 뭐라고 썼는지를 센 것이라, 짧게라도 AI 관련 사업을 언급한 기업까지 넓게 잡힙니다. 네 조사 모두 같은 해 한국 기업을 봤는데도 ‘도입’을 무엇으로 정의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열 배 넘게 갈렸습니다.
그래서 DX와 AX는 어디서 갈리나요?
도입률 논쟁이 알려주는 건 하나입니다. ‘도입했다/안 했다’는 이분법 자체가 판단 기준으로 약하다는 것입니다. KISDI는 대신 AI 도입 기업과 비AI 기업의 사업보고서에서 어떤 단어가 더 자주 쓰이는지를 비교했습니다. AI 도입 기업의 사업 내용에는 ‘반도체, 특허, 데이터, 연구’ 같은 기술 중심 키워드가 많이 등장한 반면, 비AI 기업은 ‘내수, 상품, 생산실적, 차입금’ 등 전통적인 사업 운영 관련 키워드가 많았습니다.
이 차이가 DX와 AX를 구분하는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DX는 도구나 시스템을 들여놓은 상태이고, 설문에서 ‘도입했다’고 답할 수 있는 최소 조건입니다. AX는 그 도구가 업무 절차로 들어와 사업 내용 자체의 언어가 바뀐 상태입니다. 사업보고서에 쓰는 단어가 달라졌다는 건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설명 자체가 바뀌었다는 뜻이라, 라이선스 계약서 숫자보다 신뢰할 수 있는 신호입니다.
| 구분 | DX (도구 도입) | AX (절차 재설계) |
|---|---|---|
| 측정 방법 | 설문 자기신고("도입했다") | 사업 내용·업무 절차의 실제 변화 |
| 드러나는 곳 | 계약서·라이선스 수 | 사업보고서·업무 매뉴얼의 언어 |
| 필요한 것 | 구매 결정 | 내부 역량과 투자, 시간 |
이미 도구를 들여놓은 기업에서는 무엇이 막고 있나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국내 AI 도입기업 982개사를 조사한 보고서(2022년 11월 설문, 2023년 8월 발표)를 보면, 도구를 이미 들여놓은 기업 안에서도 병목이 뚜렷합니다. AI 기술 도입 과정의 애로사항을 1~3순위까지 합산했을 때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자금부족(33.0%)이 아니라 ‘내부 운용의 기술력 부족’(49.7%)이었습니다. 실제 활용 단계로 넘어가서도 이 항목은 62.4%로 오히려 비중이 더 커집니다.
비용도 도입과 동시에 줄지 않았습니다. AI 활용에 따라 총비용 대비 인적자원 소요가 늘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34.3%로, 줄었다고 응답한 기업(28.0%)보다 많았습니다. 응답기업의 76.9%가 AI를 도입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고, 87.5%는 아직 ‘도입 단계’ 또는 ‘실행 단계’에 머물러 있어, 초기 비용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보고서도 함께 지적합니다.
성과가 언제 나타나는지도 도입 시점별로 확인됩니다. 매출 증가에 대한 AI 기여율은 도입 1년 미만 기업에서 15.0%에 그쳤지만, 1~3년 차 기업에서는 26.1%로 뛰었고 이후 4~5년 차 25.0%, 6년 이상 24.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도구를 놓은 첫 해와 1년을 넘긴 뒤의 기여율 차이가 1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는 뜻입니다.
도구를 들여놓은 순간과 그 도구가 성과로 이어지는 순간 사이에는 ‘내부 운용 역량을 갖추는 시간’이 끼어 있습니다. 이 구간을 건너뛸 방법은 보고서 어디에도 없습니다.
투자 규모가 왜 AX 여부를 가르나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OECD·BCG·INSEAD의 G7·브라질 기업 설문조사를 정리한 정책브리프는 국내가 아닌 해외 제조·ICT 기업 설문이지만, 투자 깊이와 AX 여부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전체 연구개발(R&D) 지출 중 AI 관련 지출 비중이 0~10%인 기업은 38%만 AI를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AI에 연구개발(R&D) 지출의 30% 이상을 투자한 기업은 87%가 AI를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했습니다.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공공 연구기관과의 협업 비율도 높았습니다(연구개발(R&D) 지출 11% 이상 투자 기업의 60~65% 대 10% 미만 투자 기업의 44%). 도구 하나를 사는 결정과 조직 전체 연구개발(R&D) 자원의 상당 부분을 AI에 재배분하는 결정은 규모가 다른 투자이고, 그 규모 차이가 AI를 ‘쓰고 있는 도구’로 여기는지 ‘사업의 핵심’으로 여기는지를 가릅니다. 이 조사는 국내 표본이 아니므로, 국내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투자 깊이와 조직 인식이 함께 움직인다는 방향성 정도로 참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럼 우리 조직은 무엇부터 봐야 하나요?
도입률 숫자를 다시 재는 대신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 사업보고서·사업계획서에 쓰는 단어가 바뀌었는지 — AI가 ‘검토 중인 신기술’로 남아 있는지, 실제 사업 설명의 일부가 됐는지
- 애로사항 1위가 자금이 아니라 내부 기술력인지 — SPRi 조사처럼 도입 이후에도 이 항목이 남아 있다면 구매가 아니라 역량이 병목
- 연구개발(R&D)·교육 예산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 — 도구 구매비만 잡혀 있다면 그 비중이 아직 낮다는 신호
- 도입 시점부터 1년이 지났는지 — SPRi 데이터상 기여율은 1년을 넘기며 뛰었으므로, 1년 안에 성과를 재는 것 자체가 이른 판단일 수 있음
함께 보면 좋은 자료
- AX 전환 교육 — 도구가 아니라 조직 역량부터 다시 설계할 때
- AX 전환 사례 — 도구 도입에서 멈추지 않고 업무 절차까지 바꾼 기업들
- 도구 개수 대신 재설계된 절차를 세는 법 — AX 여부를 실무 지표로 확인할 때
- AI 활용 수준 무료 진단 — 우리 조직이 DX 단계인지 AX 단계인지 먼저 확인할 때
자주 묻는 질문
- AX와 DX는 실제로 다른 개념인가요, 마케팅 용어 차이인가요?
KISDI 분석에서 AI 도입 기업과 비AI 기업은 사업보고서에 쓰는 단어 자체가 다릅니다(기술 중심 키워드 대 전통적 운영 키워드). 도구 유무가 아니라 사업 내용의 언어가 바뀌었는지로 구분됩니다. - 우리 회사 도입률이 낮게 나온 건 뒤처진 건가요?
측정 방식에 따라 같은 해 국내 도입률도 4.5%에서 53.7%까지 갈립니다. 어떤 조사와 비교하는지부터 확인해야 낮다·높다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이미 AI 도구를 여러 개 쓰고 있으면 AX인가요?
SPRi 조사에서는 도구를 이미 도입한 기업의 62.4%가 여전히 ‘내부 운용의 기술력 부족’을 활용 단계의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도구 보유와 운용 역량은 별개입니다. - 예산을 얼마나 투자해야 AX로 볼 수 있나요?
OECD 조사(G7·브라질 기업 대상)에서는 연구개발(R&D) 지출의 30% 이상을 AI에 투자한 기업의 87%가 AI를 필수 요소로 인식했습니다. 국내 표본은 아니므로 절대 기준이 아니라 방향성으로 참고할 수치입니다. - 성과는 보통 언제부터 보이나요?
SPRi 조사에서 매출 대비 AI 기여율은 도입 1년 미만 15.0%에서 1~3년 차 26.1%로 뛰었습니다. 1년 안에 성과를 재면 이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5.11), Perspectives 2025-11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 및 특징」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23.08.30), 이슈리포트 IS-164 「국내 인공지능(AI) 도입기업 현황 분석 및 시사점」
- 한국산업기술진흥원 (2025.06), 산업기술정책 브리프 2025-06 「기업의 AI 도입 현황 및 촉진 방안 분석」 (OECD·BCG·INSEAD 조사 요약·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