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해커톤, 행사로 끝나지 않게 기획하는 순서
참가자 모집이 아니라 과제 선정·심사 기준·수상작 이관 세 단계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따라 AI 해커톤이 행사로 끝나는지 성과로 남는지가 갈립니다.
2026-10-22
AI 해커톤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참가자를 얼마나 모을 것인가가 아니라, 과제를 누가 정하고 어떻게 심사하며 수상작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입니다. 2026년에 열린 공공기관 AI 해커톤 다섯 건을 보면 참가팀 모집은 더 이상 어려운 단계가 아니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업무나 사업으로 남는지는 과제 선정·심사 기준·수상작 이관이라는 세 단계를 사전에 설계했는지에 달려 있었습니다.
모집 경쟁률이 왜 이렇게 치솟았는지부터 보고, 세 단계를 순서대로 짚겠습니다. 각 단계를 건너뛰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도 바로 붙여서 설명합니다.
AI 해커톤, 참가자 모집은 이제 어려운 단계가 아닙니다
행정안전부가 2026년 6월 연 「2026 AI챔피언 해커톤」은 본선 24팀에 전국에서 200개 팀이 지원해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코딩 경험이 있는 '기술형 백코더' 지원자보다 현장 문제 정의에 강점이 있는 '기획형 흑코더' 지원자가 약 두 배 많았습니다.
같은 흐름은 행정안전부의 「제14회 범정부 공공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더 뚜렷합니다. 2026년 기관 예선에 7,440개 팀이 참가해 전년(3,856개 팀) 대비 약 93% 늘었고, 최종 10개 팀 선발까지 경쟁률이 744대 1에 달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이 급증을 생성형 AI와 대화형 코딩(바이브 코딩)으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개발 환경 변화로 설명합니다.
참가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모집 홍보에 쓸 자원을 과제 설계와 심사 체계에 옮기는 쪽이 더 남습니다. 다음 세 단계가 그 자리입니다.
1단계 — 과제를 누가 정하느냐가 결과물의 쓸모를 가른다
공공 AI 해커톤은 과제를 정하는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24 국민참여 AI 고용서비스 발굴 온라인 해커톤」은 참가자가 고용24 서비스를 직접 써 보고 개선할 지점을 스스로 발굴하게 했습니다. 서울특별시·서울AI재단의 「2025 서울 AI 해커톤」은 서울시 시정운영방향에서 뽑은 지정주제 4개 중 하나를 고르거나, 자유주제를 택하게 해 두 방식을 섞었습니다.
산업통상부의 「M.AX CEO 해커톤」은 한발 더 나아간 방식을 씁니다. 지역 산업단지 제조기업 CEO 50여 명이 "우리 공장에서 가장 먼저 AI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를 직접 정하고, AI 전문기업·전문가와 함께 실제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로 구체화했습니다. 설비고장, 숙련인력 부족 중 무엇을 먼저 풀지, 어느 공정에 투자할지를 당사자인 CEO가 결정하는 데서 출발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반대로 AI챔피언 해커톤처럼 대회 당일 공개되는 과제를 4시간 안에 구현하는 방식은 참가자의 실전 역량을 검증하는 데는 맞지만, 특정 조직의 실제 업무 문제를 푸는 것과는 목적이 다릅니다. 과제를 당사자가 정의하거나 최소한 당사자의 현장 경험에서 끌어온 대회일수록, 결과물이 그 조직에서 다시 쓰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단계 — 심사 기준은 공고 시점에 못박아야 한다
고용24 해커톤은 심사를 1차 서면심사(기획서로 20팀 선정) → 2차 기능심사(핵심 기능 작동성으로 본선 10팀 선정) → 3차 결선(발표와 시연)의 3단계로 나눴습니다. 아이디어만 좋은 팀과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든 팀을 단계별로 걸러내는 구조입니다.
| 대회 | 과제 설정 방식 | 심사 단계 | 수상 후 경로 |
|---|---|---|---|
| AI챔피언 해커톤(행안부) | 대회 당일 공개 과제 | 예선 → 본선(24팀) → 결선(8팀) | 별도 이관 계획 명시 없음 |
| 고용24 해커톤(고용부) | 참가자가 서비스 분석해 발굴 | 서면 → 기능 → 결선(3단계) | 고용24 서비스 탑재 검토 |
| 창업경진대회(행안부) | 공공데이터 기반 자유 제안 | 기관 예선 → 통합본선 → 왕중왕전 | 창업·투자·특허로 성과 추적 |
| M.AX CEO 해커톤(산업부) | CEO가 현장 애로 직접 정의 | 전문가 컨설팅 후 팀별 발표 | 정부 지원사업 연계, 타 산단 확산 |
창업경진대회는 심사 기준 못지않게 중복 수상을 막는 규칙을 공고문에 명시했습니다. 행정안전부·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과거 왕중왕전이나 최근 3년 내 중앙부처·지방정부·공공기관의 유사 대회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아이디어로 3,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받은 경우 통합본선 참가 자체를 제외합니다. 이런 기준이 공고 전에 정해져 있지 않으면, 본선이 끝난 뒤 이의제기를 심사위원 재량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3단계 — 수상작이 갈 곳이 없으면 해커톤은 행사로 끝난다
세 단계 중 가장 자주 빠지는 것이 이관 경로입니다. 고용24 해커톤은 공고 단계부터 "우수 결과물은 향후 고용24 서비스 탑재를 검토하는 등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연계할 계획"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수상이 끝이 아니라 서비스화 검토로 이어진다는 점을 참가 전에 알린 것입니다.
창업경진대회는 13년치 누적 데이터로 이관 효과를 보여 줍니다.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총 22,364개 팀이 참가했고, 역대 수상작 147개 팀 가운데 82개 팀(55.8%)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중 34개 팀이 총 1,41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48개 팀이 특허 344건을 출원하거나 등록했습니다. 수상 이후를 추적하는 체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 수치를 집계할 수 있었습니다.
M.AX CEO 해커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통상부는 해커톤에서 도출된 AX 과제를 정부 지원사업과 연계해 후속 실증을 지원하고, 현장에서 성과가 확인된 모델은 유사 공정과 다른 산업단지로 확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사 설계 단계에서부터 "끝난 뒤 어디로 보낼 것인가"가 정해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관 경로가 공고문에 없는 대회는 시상식에서 끝납니다. 심사 기준이 아무리 꼼꼼해도, 수상 이후 결과물을 누가 받아서 무엇을 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참가팀의 결과물은 발표 자료로만 남습니다.
사내 AI 해커톤에 적용할 때 확인할 것
사내에서 AI 해커톤을 열 때도 같은 순서가 적용됩니다. 과제는 외부에서 정하기보다 참가자가 매일 겪는 업무에서 꺼내 오도록 설계해야 결과물이 실제로 다시 쓰입니다. 심사 기준은 참가자가 무엇을 완성해야 하는지 알고 시작할 수 있도록 공고 시점에 공유합니다. 수상작은 발표가 끝난 뒤 어느 부서가 받아서 검수하고 업무에 반영할지를 행사 전에 정해 둬야 합니다.
해커톤에서 나온 결과물은 업무 담당자가 급하게 만든 도구인 경우가 많아, 바로 전사에 쓰기 전에 조직 차원의 점검이 한 번 더 필요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자료
- 임직원 AI 해커톤 운영 사례 — 과제를 외부에서 주지 않고 참가자의 실제 업무에서 꺼내 오도록 설계한 사내 해커톤을 기획부터 심사까지 운영한 사례
- 바이브코딩, 직원이 만든 업무 도구를 써도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해커톤에서 나온 결과물을 전사에 쓰기 전에 점검할 기준
- 업무 자동화 교육 — 수상작을 실제 업무 프로세스로 이관하기 전 담당 부서가 먼저 알아야 할 내용
- AI 활용 수준 무료 진단 — 사내 해커톤을 열기 전에 어느 업무에서 과제를 꺼내올지 가늠할 때
자주 묻는 질문
- AI 해커톤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참가자 모집 규모가 아니라 과제를 누가 정할지, 심사를 어떤 단계로 나눌지, 수상작을 어디로 이관할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공고 전에 정해져 있어야 행사 이후에도 결과물이 남습니다. - 과제는 주최자가 정하는 것과 참가자가 발굴하는 것, 어느 쪽이 나은가요?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참가자의 실전 역량을 검증하려면 당일 공개 과제가 맞지만, 특정 조직의 실제 문제를 풀려면 M.AX CEO 해커톤처럼 당사자가 직접 애로를 정의하거나 고용24 해커톤처럼 참가자가 현장을 분석해 발굴하는 방식이 결과물의 재사용 가능성을 높입니다. - 심사 기준은 언제 공개해야 하나요?
공고 시점입니다. 창업경진대회처럼 중복 수상 제한 같은 규칙도 사전에 명시해야 본선 이후 이의제기를 심사위원 재량으로 처리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수상작 이관 경로가 없으면 실제로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결과물이 시상식 발표 자료로만 남습니다. 고용24 해커톤처럼 서비스 탑재 검토를 공고 단계부터 명시하거나 M.AX CEO 해커톤처럼 후속 실증 지원 계획을 포함한 대회만 행사 이후의 성과로 추적됩니다. - 사내 AI 해커톤에도 같은 순서를 적용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과제는 참가자의 실제 업무에서 꺼내 오고, 심사 기준은 시작 전에 공유하고, 수상작은 어느 부서가 받아 검수할지를 행사 전에 정해 두면 공공 해커톤에서 확인된 순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행정안전부 (2026.06), 엑셀만 알던 공무원도 AI로 앱 만든다 — 공무원 AI 해커톤에 200팀 몰렸다
-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2026.09), 고용24 국민참여 AI 고용서비스 발굴 온라인 해커톤 개최 보도자료·공고문
- 서울특별시·서울AI재단 (2025.08), 2025 서울 AI 해커톤 공모 안내
- 행정안전부 (2026.10), 공공데이터×AI로 창업 도전, 역대 최고 경쟁률 뚫고 왕중왕전 진출
- 행정안전부·공공데이터포털 (2026), 범정부 공공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 대회 소개
- 산업통상부 (2026.09), CEO가 먼저 이끄는 제조 현장 M.AX — M.AX CEO 해커톤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