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리터러시, 부서마다 왜 다르게 나타날까요?
KISDI 인지·이용 격차 조사와 고용노동부 AI 리터러시 커리큘럼을 근거로, 업무의 텍스트화 정도와 결정권을 축으로 부서를 나눠 교육 우선순위를 정하는 진단표를 정리합니다.
2026-08-20
AI 리터러시는 직원이 챗봇을 써 봤는지가 아니라, 안다는 것과 쓴다는 것 사이의 격차로 재야 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한국미디어패널 2024·202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 인지율은 2025년 50.4%까지 올랐지만 실제 이용률은 31.6%에 머물렀습니다. 안다는 응답과 쓴다는 응답 사이에 18.8%p 간격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이 간격은 전사 평균 하나로 보면 보이지 않습니다. 직무마다 벌어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격차를 업무 산출물의 텍스트화 정도를 축으로 부서를 나눠 진단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AI 리터러시를 인지율로 재면 왜 틀리나요?
같은 조사에서 인지율(‘아는 편이다’ 이상 응답)은 2024년 38.1%에서 2025년 50.4%로 12.3%p 늘었습니다. 이용률은 같은 기간 13.7%에서 31.6%로 17.9%p 늘어 증가폭 자체는 이용률 쪽이 더 큽니다. 문제는 늘어난 속도가 아니라 남은 격차입니다. 2025년 기준 절반은 AI를 알지만, 그중 3명 중 1명 정도만 실제로 씁니다.
설문에서 "안다"와 "써 봤다"를 같은 항목으로 묻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내 설문으로 리터러시를 잰다면, 인지 여부를 묻는 문항과 최근 실제 이용 빈도를 묻는 문항을 따로 둬야 이 격차가 드러납니다. 인지율만 물으면 조직은 실제보다 리터러시가 높다고 착각합니다.
격차는 누구에게서 가장 크게 벌어지나요?
같은 조사는 응답자를 경제활동 상태로 나눠 인지율과 이용률을 각각 물었습니다. 2025년 기준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경제활동 상태 | 인지율 | 이용률 | 격차 |
|---|---|---|---|
| 임금근로자 | 60.4% | 39.7% | 20.7%p |
| 고용주 | 48.4% | 20.5% | 27.9%p |
| 단독자영업자 | 31.8% | 12.6% | 19.2%p |
| 무급가족종사자 | 12.7% | 6.6% | 6.1%p |
인지율 자체는 임금근로자가 가장 높지만, 격차(인지율에서 이용률을 뺀 값)는 고용주 쪽이 오히려 더 큽니다. 아는 정도가 높다고 격차가 작은 것은 아닙니다. 격차의 크기는 그 사람이 업무에서 어떤 산출물을 만드는지와 더 관련이 큽니다.
격차의 원인은 관심이 아니라 업무의 형태입니다
같은 조사가 경제활동 상태별로 이용 목적을 물은 결과를 보면 그 이유가 보입니다. 고용주는 업무 목적 이용이 53.8%로 가장 높았고 정보검색은 39.3%였습니다. 반면 임금근로자는 업무 목적 34.6%, 정보검색 44.4%로 순서가 바뀌었고, 단독자영업자는 업무 목적 25.9%에 정보검색 50.8%, 무급가족종사자는 업무 목적이 6.9%에 그치고 정보검색이 85.8%까지 올라갑니다.
업무 목적 비중이 높을수록 그 자리는 기획·보고·의사결정처럼 텍스트로 판단을 만드는 업무에 가깝고, 정보검색 비중이 높을수록 그 자리는 필요한 정보를 찾아오는 데 그치는 업무에 가깝습니다. 리터러시 격차가 큰 자리는 관심이 부족한 자리가 아니라, 업무 자체가 아직 AI로 대체할 만한 텍스트 산출물을 만들지 않는 자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서를 4분면에 놓는 법
이 두 가지—업무 산출물의 텍스트화 정도, 그 업무에 실린 판단·결정 권한—을 축으로 삼으면 부서를 네 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위 조사 결과를 참고해 편집팀이 구성한 진단 틀이며, 특정 통계를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닙니다.
| 칸 | 해당 업무 | 교육 우선순위 |
|---|---|---|
| 텍스트화 높음 + 결정권 있음 | 기획·마케팅·경영지원 관리자급 | 심화·거버넌스(검수 절차, 오남용 방지) |
| 텍스트화 높음 + 결정권 낮음 | 일반사무·고객대응·데이터 입력 실무자 | 1순위 — 격차가 가장 크고 교육 효과가 빠름 |
| 텍스트화 낮음 + 결정권 있음 | 생산·물류 현장 책임자 | 보고·기획 파트만 부분 교육 |
| 텍스트화 낮음 + 결정권 낮음 | 생산·물류 현장 실무자 | 교육보다 재배치·재교육 계획이 먼저 |
두 번째 칸이 1순위인 이유는 앞서 본 자료와 이어집니다. 결정권이 있는 고용주는 이미 업무 목적 이용이 절반을 넘지만, 결정권이 제한적인 임금근로자는 업무 목적 이용이 그보다 낮았습니다. 텍스트를 다루는 자리인데도 아직 판단을 AI에 맡길 권한이나 습관이 없는 자리, 그 자리가 교육을 넣었을 때 가장 빨리 이용률이 올라가는 자리입니다.
네 칸 모두에 같은 교육을 넣으면 첫 번째 칸은 이미 아는 내용을 반복해서 듣고, 네 번째 칸은 당장 쓸 곳이 없는 내용을 듣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전사 교육이 자주 "들었는데 안 남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정부가 이미 직무 단위로 나눠 놓았습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고용노동부 수탁으로 2025년 7월 개발한 「AI 리터러시 훈련 커리큘럼」도 전 직원에게 같은 과정을 주지 않습니다. 과정을 3단계로 나눴는데, 1단계 [AI리터러시1]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역량 향상'은 직무와 무관하게 모두가 듣는 공통 기초 과정입니다. 2단계 [AI리터러시2] '생성형 AI의 직무별 활용'은 일반사무·디자인·홍보(마케팅)·데이터/기획·건축설계 5개 직무로 나눠 각각 다른 실습을 붙였습니다. 3단계 [AI리터러시3]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종별 비즈니스 혁신'은 이·미용업·화훼장식업·카페·요식업 3개 업종별로 별도 과정을 뒀습니다.
공통 기초를 한 번 거친 뒤 직무별로 갈라지는 구조는 앞의 4분면과 방향이 같습니다. 다만 이 커리큘럼은 직무 이름으로 나눴을 뿐, 어떤 직무를 먼저 넣을지 순서를 정하는 기준까지는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 순서를 정하는 데 텍스트화 정도와 결정권이라는 두 축을 쓰는 편이, 직무명만 보고 감으로 순서를 정하는 것보다 근거가 있습니다.
텍스트화가 낮은 부서를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국내 AI 도입기업 98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AI 전담인력을 보유한 기업 비중은 제조업 51.9%, 서비스업 33.2%로 산업별 격차가 컸습니다. 업무가 텍스트로 떨어지는 정도가 낮은 산업일수록 AI 전담 조직을 따로 두지 않는 경향이 드러납니다.
같은 조사는 인력 소요 변화도 숙련·비숙련으로 나눠 물었습니다. 숙련인력은 소요가 늘었다는 응답이 19.9%, 줄었다는 응답이 26.2%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면 비숙련인력은 늘었다는 응답이 13.5%인데 줄었다는 응답은 35.8%로, 줄었다는 쪽이 세 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텍스트화가 낮은 자리를 교육에서 뒤로 미루는 것과, 그 자리의 인력 자체를 방치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앞 표의 네 번째 칸에 교육보다 재배치·재교육 계획을 먼저 두라고 한 이유가 이 수치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자료
- 공공부문 AI 리터러시 교육 — 정부 조직에서 이 4분면을 어떤 커리큘럼으로 옮겼는지 확인합니다.
- 한국석유공사 AI 리터러시 교육 사례 — 직무별로 과정을 나눈 실제 적용 사례입니다.
- AI 도입 효과 — 조직 전체 도입과 실제 활용 사이의 격차를 다룹니다.
- 클로드 업무자동화 활용률 — 같은 도구를 두고도 사람마다 활용도가 갈리는 이유를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 AI 리터러시를 왜 인지율이 아니라 이용률로 재야 하나요?
2025년 기준 인지율은 50.4%인데 이용률은 31.6%로, 안다는 응답만으로는 실제로 쓰는 인원을 18.8%p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사내 설문에도 인지 문항과 이용 빈도 문항을 따로 둬야 이 착시를 피할 수 있습니다. - 전 직원에게 같은 교육을 하면 안 되나요?
고용노동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훈련 커리큘럼도 공통 기초 과정 이후에는 일반사무·디자인·홍보·데이터/기획·건축설계 등 직무별로 과정을 나눕니다. 공통 과정 하나로 끝내면 텍스트화 정도가 다른 직무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 텍스트화 정도가 낮은 부서는 아예 교육하지 않아도 되나요?
교육 우선순위는 낮출 수 있지만 방치하면 안 됩니다. SPRi 조사에서 비숙련인력 소요가 줄었다는 기업이 늘었다는 기업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았던 만큼, 이 부서는 교육보다 재배치·재교육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 결정권 축은 직급으로 판단하면 되나요?
직급보다 그 업무가 실제로 무엇을 최종 승인·판단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같은 대리·과장급이라도 초안만 만드는 자리와 초안을 최종 확정하는 자리는 이 표에서 다른 칸에 놓입니다.